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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방정식 終 -탐 갓윈

0 Day 1,363, 02:04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소녀는 편지를 내밀었다.

"이 편지들을 책임지고 부쳐 주실 수 있어요?"

"물론."

그는 편지를 받아서 회색 유니폼 셔츠의 주머니 속에 고이 넣었다.

"다음 번 정기선이 오기 전까지는 보낼 수 없겠지요? 스타더스트호가 돌아오려면 오래 걸릴 거구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소녀는 계속 말했다.

"너무 오래되면 소홀히 다룰지도 모르겠군요. 이 편지들은 저나 부모님이나 오빠에겐 굉장히 중요한 것이에요."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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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방정식 2 -탐 갓윈

1 Day 1,362, 22:41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그 사람들, 기다리고 있는 거죠? 아저씨가 나를 죽일 때까지 기다리고 있죠? 내가 빨리 죽어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거죠?"

긴장이 풀어졌다. 놀라고 당황스러워하는 어린아이의 목소리였다.

"모두들 내가 죽기를 원해요. 난 아무 짓도 안했는데. 아무도 다치거나 해롭게 하지 않았는데. 난 단지 오빠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가씨 생각처럼 간단한 게 아니야. 전혀 아니지. 아무도 아가씨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아. 만일 인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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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방정식 1 -탐 갓윈

2 Day 1,362, 07:18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탐 갓윈(Tom Godwin) 저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상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 단 하나, 생체 감지기의 자그맣고 하얀 바늘을 제외하고는. 조종실에는 혼자뿐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들리는 것은 희미한 엔진 소리뿐이지만, 그러나 감지기의 바늘은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모선인 스타더스트호에서 발진할 때에는 0을 가리키고 있던 바늘이 한 시간쯤 지난 지금은 분명히 기어올라가 있다. 조종실 건너편 화물칸에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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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조 3 -이문열

0 Day 1,362, 01:13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그 무렵 고죽은 여러 면에서 몹시 지쳐 있었다. 다시 석담의 문하로 돌아간 그 팔년 동안 그의 고련(苦練)은 열성스럽다 못해 참담할 지경이었다. 하도 자리를 뜨지 않고 서화에 열중하는 바람에 여름이면 엉덩이께가 견디기 힘들 만큼 진물렀고, 겨울에는 관절이 굳어 일어나 상받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석담선생의 말없는 꾸짖음을 외면한 채 서화가 관련이 없으면 어떤 것도 보지 않았고 어떤 말도 듣지 않았다. 이미 그 전에 십 년 가까이 석담 문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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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終 - 어슐라 르 귄

0 Day 1,361, 20:55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오멜라스'의 아름다운 공공 건물들 중 한 군데의 지하실에는 방이 있다. 아니면 어느 널따란 개인 저택의 지하실일 수도 있다. 그 방에는 굳게 잠긴 문이 하나 있을 뿐 창문도 없다. 지하실에 달린 거미줄투성이의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한 줄기 희미한 빛이 그 방 판자벽의 갈라진 틈을 따라 날리는 먼지를 빼꼼이 비출 뿐이다. 그 작은 방의 한쪽 구석에는 덩어리지어 엉긴 채 딱딱하게 굳어서 악취를 뿜어 대는 자루걸레 두어 자루가 벽에 기대어 서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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