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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1 - 어슐라 르 귄

2 Day 1,361, 09:58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낭랑한 종소리에 제비들이 높이 날아오르면서, 바닷가에 눈부시게 우뚝 선 도시 `오멜라스'의 여름 축제는 시작되었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은 모두 돛에 매인 밧줄마다 깃발들이 나부꼈다. 빨간 지붕에 울긋불긋하게 담장을 단장한 집들과 이끼가 곱게 깔린 정원들 사이로 난 거리를 따라,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 그늘을 거쳐, 넓은 공원과 관청을 지나 축제 행렬이 나아갔다.

빳빳하게 다림질한 자주색이나 회색 예복을 입은 노인들과 엄숙한 표정의 직공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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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숙(痴叔) 終 -채만식

3 Day 1,361, 08:58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아저씨?"

"왜 그러니?"

"아저씨두 맘 달리 잡수시요."

"건 어떻게 하는 말이야?"

"걱정 안되시우?"

"날 같은 사람이 걱정이 무슨 걱정이냐? 나는 네가 걱정이더라."

"나는 머 버젓하게 요량이 있는 걸요."

"어떻게?"

"이만저만 한가요!"

또 한바탕 주욱 설명을 했지요. 이 얘기를 다아 듣더니 그 양반 한다는 소리 좀 보아요.

"너두 딱한 사람이다!"

"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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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숙(痴叔) 2 -채만식

1 Day 1,361, 07:56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내 이상과 계획은 이렇거든요.

우리집 다이쇼가 나를 자별히 귀여워하고 신용을 하니깐 인제 한 십 년만 더 있으면 한밑천 들여서 따루 장사를 시켜 줄 눈치거든요.

그러거들랑 그것을 언덕삼아 가지고 나는 삼십 년 동안 예순 살 환갑까지만 장사를 해서 꼭 십만 원을 모을 작정이지요. 십만 원이면 죄선 부자로 쳐도 천석군이니 머, 떵떵거리고 살 게 아니라구요.

그리고 우리 다이쇼도 한 말이 있고 하니까 나는 내지인 규수한테로 장가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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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숙(痴叔) 1 -채만식

11 Day 1,361, 06:56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키,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걸리라더냐 그걸 하다, 징역 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 그 양반……

머, 말두 마시오. 대체 사람이 어쩌면 글쎄…… 내 원!

신세 간 데 없지요.

자, 십 년 적공, 대학교까지 공부한 것 풀어먹지도 못했지요, 좋은 청춘 어영부영 다 보냈지요, 신분에는 전과자라는 붉은 도장 찍혔지요, 몸에는 몹쓸 병까지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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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How it happened)

11 Day 1,360, 09:16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Social interactions and entertainment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저
윤태원 역



이것은 아주 짧은 이야기이지만 나의 다른 꽁트들처럼 말장난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 이야기는 사실 꽤 웃기고 또 웃음을 자아낼 목적으로 쓰여졌지만, 순전히 웃기는 이야기로만 쓰여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는 기록매체가 파피루스 뿐이고 인쇄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쓸 수 있는 책은 오늘날에 비해 상당히 제약될 수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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