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Channel 10호] 골드와 화폐와 플라토 (1)

Day 1,547, 06:05 Published in South Korea Greece by SionStravinsky

안녕하십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DO만 근근이 하다가 겨우 짬을 내서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최근 한 달간 대세는 역시 경제기사!
그래서 대세에 편승해(...) 짧으나마 경제기사를 써보려 합니다.
아직 경제활동을 복잡하게 분석할 능력은 없습니다만 지금까지 플레이하면서 관찰한 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경제활동의 세부에 대해서 뉴비종합선물세트와 기사로 다루었기 때문에 저는 두루뭉실하게 주워먹(...)도록 하겠습니다.




[초보자용] 1. 금과 지역화폐 Gold and CC

Erepublik에는 모두 아시다시피 두 종류 화폐가 있습니다. 바로 금과 지역화폐입니다. 금과 지역화폐는 각각 쓸모가 있으며, 대개 아래와 같은 형태로 소모됩니다.



자세히 보신 분들, 눈치 채셨습니까?

효율을 무시한다면 금은 지역화폐가 할 수 있는 일을 대부분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완제품 공장 건설과 같이 오직 금만 통용되는 매력적인 활동도 있습니다. 이것은 Erepublik의 특성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Erepublik은 웹 게임이고, 플라토는 이 게임을 운영해서 수익을 내려고 합니다. 따라서 현질을 통해서만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금에 특혜를 주는 것입니다.

[초급자용] 2. 환율



다행스럽게도 Erepublik은 금융시장이 있고, 이 시장을 통해서 우리는 지역화폐를 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약술했듯이, 금은 지역화폐에 비해 그 가치가 우월합니다. 따라서 한 단위의 금은 한 단위의 지역화폐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됩니다. 금융시장에 가봅시다. 1골드를 즉시 매도하면 1000KRW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원화를 매도하고 골드를 매입하는 것이죠.
현재 시세를 대략 반영해보면 이렇습니다.



헐ㅋ

만약 여러분이 1골드를 팔았다가 곧바로 골드를 되산다면 0.66골드밖에 살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Erepublik과 현실경제의 큰 차이점 중의 하나입니다. 나중에 차차 보게 되겠지만 지역화폐와 금의 관계는 화폐와 화폐 사이의 거래에서 가장 독점성이 적은 거래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소수 세력에 의해 시세를 조작하기가 어려운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여러분 중 누군가가 지역화폐를 다른 지역화폐로 환전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금을 거칠 때와 비교해서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90%이상은 지역화폐간의 직접 거래가 터무니없이 높은 환율을 나타냅니다. 지역화폐간의 직접 환전은 시장 자체가 작고 독과점이 심한 시장인 것입니다.

아마 eSK 영토가 소실된 이후 많은 뉴비 분들이 레벨15에 도달하기 전까지 골드 거래를 할 수 없어서 피해를 보셨을 겁니다. 실수로 대만에서 일하고 나면 부족한 KRW를 얻기 위해 손해가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TWD를 KRW로 직접 환전해야 했던 것이죠.

따라서 금융거래를 할 때는 반드시 환전루트를 따져보시고 어느 경우 최대의 이득인지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Super Soldier 메달을 얻기까지 금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잘못 계산해서 팔았던 금을 재매입할 경우 현 환율에서 최대 30%에 육박하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 손실은 커집니다.
...그런데 이 즉시 환전의 문제점은 Erepublik 금융시장의 특징 때문에 실상황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중급자용] 환율 심화과정

그런데 이 환율의 차이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저는 앞서 금이 지역화폐보다 유용하므로 금의 가치가 지역화폐의 가치를 크게 상회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금이 지역화폐보다 천배의 가치를 가진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을 매도할 때 1000KRW를 얻을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금을 매입할 때도 1000KRW 근처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플라토 음모설을 제기합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Erepublik의 금융시장 시스템에 있습니다. 시장에서 시스템상 입력할 수 있는 최저금액은 0.001입니다. 따라서 1KRW = 0.001G 이하로는 지역화폐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금을 즉시 매도해서 얻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00KRW가 되는 것입니다.



지역화폐가격의 하한선이 0.001G로 정해져 있다는 것은 언뜻 생각하기에 현질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많은 유저들에게 힘이 되는 소식입니다. 금융시장이 아무리 흔들려도 여러분은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기만 하면 지역화폐 1000단위를 팔아 금 1단위를 구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금을 판매하는 유저들도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시간을 두고 1500KRW에 팔리기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급히 지역화폐가 필요하지 않다면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컴퓨터 과학에서 말하는 데드락(Deadlock) 상황입니다.



지역화폐를 가진 사람은 지역화폐를 매도하는 시장에 금이 몰리기를 기대합니다.
금을 가진 사람은 금을 매도하는 시장에 지역화폐가 몰리기를 기대합니다.

따라서 양자는 계속해서 거래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각각 상대방이 점유한 자원을 기다립니다. 동시에 자신이 점유한 자원은 내놓지 않습니다. 이론상 무한히 거래가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경제 시스템은 막장이 되고 게임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피드를 살펴보면 금값이 비싸다고 투덜대는 글들이 종종 보이지만 여전히 거래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Erepublik과 현실 경제와의 두 번째 차이점 때문입니다. 플라토는 이런 데드락 상황에 대비해서 소름 돋는 시스템을 세워뒀습니다. 그러니 모두 플라토를 욕하세요!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우선 여기까지 업로드 하겠습니다. 2편도 기대해 주세요.


골드와 화폐와 플라토 2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