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2011년 10월 17일 [동생은 어떻게 태어나나요]

Day 1,427, 07:01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by ourpeace

진이의 동생이 태어난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다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가 굉장한 스트레스에 휩싸인다는 말을 익히 들어온 엄마와 아빠는 바짝 긴장했다
그러나, 진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동생이 거실에 누워있으면 진이가 문득 동생 옆에 쪼르르 달려와 눕는다
그리고,

"아이 귀여워. 동생은 너무 귀여워요"

... 누가 누구보고 귀엽다는게냐... 라고 싶다.
사실 막 태어난 둘째의 머리가 이미 첫째의 머리만큼이나 커서...
솔직히 둘째보다 첫째가 귀엽다... 😑

동생이 태어난 뒤로 조금 으젓해진 진이.
옷입는 것도 스스로 하고 싶고, 신발도 스스로 신고 싶고...
... 기저귀도 스스로 갈려 하고...
...... 이제는 동생 젓병까지 자기가 물리려다가 동생을 울리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실은 어제!!!)
엄마의 배가 갑자기 꺼지고 동생이 태어난 것 때문에 눈치를 챈 것인지...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인지...(진이가 영리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으니까, 아마 후자일듯...)
진이가 소파에 앉아 뽀로로를 보다가 아빠를 보며 말을 건넨다

"동생은 엄마 배에서! 뽕~~~하고 튀어나왔어요"
"뭐... 뭐라고?"
"아빠, 동생은! 엄마 배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거예요"

당황한 아빠에게 진이는 손에 물컵을 든 채 또박또박 가르쳐준다
아빠는 곧 진이에게 묻는다

"그럼, 진이는? 진이도 엄마 배에서 뿅~ 하고 나왔어요?"
"응응! 진이도! 엄마 배에서 뾰오옹! 하고 나왔어요."

아빠의 반격이 이어진다

"그랬구나. 진이, 엄마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
"!!!!!!"

진이의 얼굴이 순간 경직된다

"진이, 요즘 아빠 말 안듣잖아. 엄마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
"우... 우... 안돌아가요... 싫어요... 우...잉...."

순식간에 진이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울기 모드로 돌입한다

"음... 진이가 아빠 말 잘 들으려는거지?"
"우아앙... 아빠말 잘 들을꺼에요... 다신 안그럴께요..."

진이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채... 울며 매달렸다

...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이제와서 내 뱃속에 돌려보내는 건 넘하지!"
라며 아빠를 나무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