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2011년 8월 1일 [엄마호랑이, 진이호랑이]

Day 1,349, 06:55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by ourpeace

진이는 저녁 8시쯤에 잔다
아기는 이쯤에 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늦게 자면 안된다
자정을 전후해서 성장관련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자고 있지 않으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일찍자는 습관을 엄마가 잘 들여놓아 좋다. 그런데, 재우러 들어가는건 아빠다

저녁밥 먹고, 간식으로 과일을 먹으며 엄마 무릎에 앉아 책을 보던 진이는 8시가 되면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종종종 TV앞으로 가서 아빠와 엄마가 재밌게 보고 있는 TV를... 끈다
엄마는 그러면 일어나 컴퓨터를 향해 가고, 아빠는 진이에게 손을 내민다
진이는 아빠의 손을 잡아 끌며 자기 방으로 간다

"아빠~ 자러가요~"

보통 아이들이 자러가는 건 졸려서다. 물론, 어느 아이도 순순히 자러 가려 하지는 않지만.
진이는... 자러가는 게 자러가는 게 아니다
발도 내려져 있고 불도 꺼져있는 진이 방에서, 진이는 이제 놀이를 시작한다

"아빠, 여기!"

아빠를 자기가 지정한 위치에 앉게 하고는

"아빠! 이거 받으세요!"

자기가 지정한 놀이를 한다. 예를 들면 풍선공을 던지며 받으라던가...
아빠가 진이와 그 어둠속에서 어떤 어떤 놀이를 하는지는... 나중에 소개하겠다
그런데, 어제는 아빠가 낮에 너무 무리를 한 관계로... 엄마가 진이를 재우러 갔다
엄마도 당연히 진이와 놀아줘야 한다
하지만, 주로 힘을 쓰는 놀이를 하는 아빠와 달리 엄마는 주로 이야기 놀이를 한다
어제는 동물놀이다
그동안 읽었던 동화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엄마. 손 모양을 보니 엄마가 지금 토끼다
진이가 갑자기 엄마에게 포옥 안기면서,

"어흥!"

호랑이 소릴 낸다. 그러면서, 엄마의 목덜미를 향해 입을 앙~~~ 벌리고 무는 척을 한다

"아흥~~~ 진이호랑이다아..."

엄마가 간지러워서 꺄르륵 대더니, 반격을 한다

"그럼 엄마도 호랑이 할래. 아흥~~ 엄마도 호랑이다~"

엄마도 두손을 들고는 입을 앙~ 벌려 진이를 위협한다
순간
진이의 얼굴이 굳는다
그리고...
덜덜 떨면서 말한다

"흐응... 엄마... 무서워요... 호랑이 하지마요..."
"진이도 호랑이잖아... 어흥... 엄마도 호랑이할래... 어흥~"

엄마는 진이가 무서워하는 것도 귀엽다. 그래서 좀 더 겁을 준다
결국...

"우... 우.... 우앙.... 엄마~~ 진이도 호랑이 안할께요... 엄마 호랑이 하지 마세요~~ 무서워요~!!"

엄마에게 달려들어 안겨서는 엉엉 운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안아주세요~ 아앙... 아빠 보고 싶어요~"

... 엄마한테 서운할 땐 아빠가 보고 싶고, 아빠한테 서운할 땐 엄마가 보고 싶은 법이다


[질문] 늘 우리집 이야기만 하고 있었는데... 이리퍼블릭 일반 기사도 써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