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 꽃

Day 2,355, 02:43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by Park Byung Ho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나리잖는 그 땅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