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2014 월드챔피언십 16강 2주 1,2일차 (미션용)

Day 2,502, 23:16 Published in South Korea USA by pseudo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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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공식 홈페이지의 2주차 1,2일 경기결과 정리입니다.



경기분석으로는

1일차 경기 - (승) LMQ (북미) vs OMG (중국)

모든 사람들이 LMQ를 저평가하고 있었는데, LMQ는 애초에 C조 2위로 올라갈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OMG와 프나틱에 대해 충분히 연구해온 상태에서, 저 두 팀을 제압하면 지옥의 C조를 무사히 탈출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준비를 충실히 한 결과 시작부터 이변을 만들어내면서 첫날만 2승을 챙겼습니다.

LMQ는 북미 시절부터 용 쟁탈전에 정말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으로 유명했는데, 그 강점을 이번 경기에서 잘 살려줬습니다. 용싸움이 가능한 타이밍이 오기 전까지 절대 무리하지 않고 라인전만 하다가 용싸움을 할 떄만 순간적으로 적극성을 보이는 형태의 라인전을 운영해 나갔지요. 사실 첫 용싸움은 OMG의 전투력이 돋보이면서 OMG가 이기는 상황이었는데, LMQ의 트위치가 '슬금슬금 다가가서 쏜 평타 한 발'이 아무도 예측 못한 드래곤 스틸을 만들어버렸죠.

그 외에 또 눈에 띄는 명장면이 있다면 단연 신드라의 야스오 솔킬이죠. 서로 이렇다할 도주기가 없는 물몸 챔프인지라 둘다 맘잡고 싸움을 걸려고 하면 최소 둘중 하나는 반드시 죽는 조합인데요. 신드라가 초반에 결코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야스오가 상당한 무리를 해도 거기에 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야스오가 조금씩 조금씩 공격적으로 게임을 하게 만들어놓고, 기회를 잡아 돌변하는 모습을 보인 거지요. 그 결과 신드라는 옵저버가 잡지도 못 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들어온 야스오를 순간적으로 솔로 킬 내버립니다.



2일차 경기 - (승) 나진 실드(한국) vs 얼라이언스(유럽)

얼라이언스. 프로겐 원맨팀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유저들은 프로겐 말고 한국에 이름이 알려진 선수가 없으니 프로겐 원맨팀이라고 지레짐작을 할 수도 있겠지만.. EU LCS를 즐겨 시청하던 일부의 사람들은 5명 각각의 플레이스타일을 봐서 실제로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알겠지요. 정말 프로겐 원맨팀입니다. 최근의 2014 섬머시즌에서 프로겐 한사람의 하드캐리로 유럽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버리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나머지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영 수준이 떨어지지만, 한 선수가 그 중에서 꽤 볼만하죠. 원딜을 맡는 tabzz 선수인데요. 이 선수는 세계 최초의 (시즌2부터의) 피즈 장인으로서, 아무도 피즈를 밴 안 하던 시절에 혼자 저격밴을 맞고, 저격이 풀리면 인섹 이상으로 고통받으면서 팀을 캐리하는 미드라이너였죠. 미친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원딜로 가서도 꽤나 잘 합니다만, 역시 원딜이란 포지션이 피즈와 같이 게임을 혼자 하드캐리할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 아군이 판을 만들어줄수록 잘 날뛸수 있는 포지션인지라 어느정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게임을 감상하기 시작해보죠. 트페가 6을 찍기 전까지는 조용하다가, 트페가 6을 찍은 순간부터 프로겐이 게임을 하드캐리하려고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큰 기회를 안 주고 같이 라인전을 하던 얼라이언스의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갑자기 공격적으로 돌변하고, 그 결과 한국 선수들은 무리를 해서 hp교환을 불리하게 하면서 거기서 킬을 따 보려고 추격하는 순간 자기 머리뒤에 운명을 써서 떨어지는 트페에게 킬어시를 상납하게 되는거죠.
궁 쿨다운이 끝날때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급기야 18분 무렵, 킬스코어는 나진 vs 얼라이언스 0:7까지 가게 됩니다.

그러나 라인전페이즈가 끝나고 한타페이즈가 되면서, 얼라이언스의 트롤들이 하나하나 게임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정글 카직스와 서폿 질리언은 도무지 싸워볼만한 각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혼자 적에게 싸움이 걸려서 죽고, 탑 이렐리아는 이길거같은 상황에 이니시를 못 거는가 하면 이기기 힘들어 보이는 한타에서 먼저 달려들어 5:5 싸움을 만들면서 게임을 원점으로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데 큰 배경이 되었던게, 프로게의 트페가 계속 로밍을 다니는 동안 룰루가 타워를 계속 두드리다 결국 상대보다 훨씬 일찍 미드 1차타워를 미는데 성공했다는 거죠. 나진의 미드 꿍은 30분이 넘을 때까지 타워 hp를 반 이상 보전해가며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초반 20분이 지난 이후로 나머지 선수들이 계속 살아남을 수 없는 곳까지 깊게 들어가고 짤리는걸 반복하며 맵장악에서 후달리는 결과 원딜이 더 이상 성장하기가 힘들어지며 거의 결정적인 수준으로 유리하던 게임은 점점 더 차이가 좁혀지더니 결과적으로 역전되게 되죠. 글로벌 골드가 근소한 차이까지 따라잡힌 이후의 한타 실력차이는 너무나 명백했으므로 그 이후의 게임에 대한 감상은 생략합니다. '이길 게임 이겼다' 라는 느낌인지라..

게임운영의 미숙은 별개로 놓고 생각하면, 질리언 서포터의 초-중반 국지전/한타 전투능력이 크게 돋보였습니다. 폭탄을 카직스/이렐리아의 머리 위에 달아서 돌진챔프의 딜을 보조하며, 궁으로 죽어가는 아군을 한번 더 살리는 킬이득을 만드는 식의 플레이가 거의 매 싸움마다 나왔지요.


2일차 경기 - 삼성블루(한국) vs (승) 프나틱(EU)

꽤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야 할 경기이자 경기결과만 놓고 보면 최대의 이변, 삼성갤럭시 블루가 죽음의 C조에서 나름대로 약체라고 불리던 프나틱에게 패배한 사건 말인데요. 경기를 보는 도중에서도 '전술적인 면'에서 기존 삼성 블루가 보여주던 전투방식을 일부러 사용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던데.. ktA에게 진것과는 다른 방식의 패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의성이 의심될 정도지만 정말 삼성블루가 2위로 8강에 진출해서 삼성 화이트와 4강이 아닌 결승에서 삼성대 삼성 매치를 하고 싶은거라면 그들은 프나틱이 아니라 LMQ에게 질 것 같아요. 이미 LMQ는 첫 사이클에서 OMG와 프나틱을 상대로 2승을 챙겨놨기 때문에 삼성 블루까지 잡고 3승을 할 경우 삼성이 이후 다른 팀을 상대로 1패만 더 할 경우 거의 확실한 C조 1위로 진출할 수 있거든요. 굳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프나틱에게 의구심이 드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1승을 고의로 안겨줄 이유가 없다는거죠.

그래서 해당 경기의 내막은, 그냥 코치진과 선수진 전부 다 '나진이 카붐을 상대했던 1일차 경기처럼' 막 던지면서 이른바 쉬는 경기로 즐겜하자 라는 마인드이지 않았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경기내용 상에서 뭐가 제일 문제였냐면?
원래 삼성블루가 세계최강으로 군림하는 이유는 이거예요. 다른 팀에 비해, 원딜 데프트를 어느정도 최전선에 가까운 쪽으로 세워서 적의 어그로를 강하게 끌게 합니다. 그러면서 데프트는 자기 미친듯한 피지컬을 기반으로 정말 아슬아슬한 정도까지 줄타기를 하면서도 적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짤리는 기회는 '거의' 안 줍니다. 즉 적에게 기회를 줘요. 근데 그 기회를 따기 위해선 나머지 적의 모든 챔프들이 점멸과 궁극기를 다 써야 딸수있다 이런 상황을 줘요. 그래서 데프트를 죽이는데 성공하면 나머지 4명이 거의 피해를 안 입고 무리한 다수의 적들을 손쉽게 요리해버릴수 있는 형태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데프트를 안 죽이면 어떻게 되냐구요? 특유의 무빙을 통해 세계의 다른 모든 원딜러들과 비교했을때 압도적이라고밖에 말할수 없는 한타 당 평균 딜량을 자랑하면서 적 모두를 생각도 못 했을 정도로 짧은 시간동안 다 녹여버리죠.

근데 그날 경기에선 일부러 데프트가 평범한? 다른 원딜들이 설 법한 포지션을 잡고 싸우더군요. 아예 적의 어그로를 안 끌만한 포지션에서 싸우던가, 아니면 혼자 나대다가 먼저 짤리거나. 그 경기에서만 그랬어요. 경기 내도록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던게 조작의심의 시작이었는데, 개연성이 떨어지므로 일단 의심은 접어두는걸로 할까 싶습니다.

그리고 작년의 악몽을 떠올린듯한 다데의 표정과, 경기가 끝나고 대놓고 울고 있던 데프트의 모습을 보면 이걸 전부 연기라고 할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