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청포도

Day 2,334, 18:09 Published in South Korea South Korea by Park Byung Ho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찾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흠뻑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과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